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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공권유술 관장
2017-9-6
강준


가난한 공권유술 관장

 

 

가끔 꿈을 꿈니다.

매번 같은 꿈을 꾸는데, 새벽 동틀 무렵에 잠에서 깨어나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비몽사몽으로 비틀거리며 냉장고로 다가가 시원한 냉수 한 사발을 단숨에 들이키고는 아이들 공부방의 작은 나무의자에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다시 잠자리에 들곤 합니다.

 

꿈속에서는 젊은 시절의 내가 보이고 몇 몇 제자들이 보입니다.

제자들과 함께 넓은 절 마당 같은 곳에서 수련을 합니다. 따스한 햇살이 비추고 산들바람이 불어오는 곳입니다.

낯익은 얼굴들이 보입니다. 모두 나를 주변으로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꿈속에서 바라보는 그들은 참 반갑지만, 꿈에서 깨어나면 그게 그렇게 안쓰럽고 슬픈 여운이 가시질 않습니다.

 

과거 공권유술이라는 무술이 처음 나올 즈음... 그러니까 약 20년전 공권유술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표명했던 젊은 무술인들이 가르침을 청해 입문하게 되고 사범이 되어 공권유술 도장을 개설했던 당시의 사범들이나 관장들...

 

2000년도 초반의 대한민국 사람들 중에 공권유술이라는 무도를 아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었을까요?

도장간판을 떡 하니 공권유술이라고 붙여놓고 제자를 양성하는데, 본관도 20평의 낡은 지하에서 어렵게 생활했으니까, 지관들의 고충은 말할 수도 없이 괴로웠을 것입니다.

 

눅눅한 지하실의 사무실 구석 간이침대에서 쪽잠을 청하고 도장운영이 어려워 임대료도 밀리고 짬뽕이나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던 제자를 보았을 때, 가슴 한 켠에서 무엇인가 치밀어 올라 울컥했던 심정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그래도 공권유술 관장으로써 자부심을 느끼며 살아간다는 그들의 대답을 들으면서...

 

돌아오는 차안에서 어떡해서든 공권유술도장을 하면 반드시 관장들 모두 부자로 만들어주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만약 그들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나를 선생으로 둔것이고, 공권유술 도장을 열어서 열심히 제자를 양성한 것 밖에는 없다는 것에 스스로 많은 자책을 했습니다.

 

안쓰러운 모습을 볼 때마다 공권유술을 안 해도 괜찮으니까 제발 어떡해서라도 밥술이나 뜨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고 10,20년 함께 동거 동락했던 제자들도 본인이 원하면 그래서 남들처럼이라도 먹고 살 수 있다면 언제든지 공권유술을 떠나도 좋다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어쩌면 꿈속의 제자들이 자주 보이는 것은 선생으로써 제자들을 잘 보살피지 못했다는 죄책감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공권유술 도장들이 대박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주짓수” “한국형 종합격투기등으로 알려지면서 도장을 찾는 이들이 참 많아졌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공권유술 자체가 정말 격투기를 배우기에 안성맞춤인 프로그램을 갖고 있습니다.

다양한 장르의 기법을 바탕으로 양질의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수월하고 무엇보다 너무나 재미있게 기술체계가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사범교육을 실시할 때부터 수련생들을 지도하는 관장들의 마인드를 비즈니스 마인드와 무도인 마인드로 분리하여 교육을 시키고 수련생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도하게 됩니다.

 

결국 수련생들도 아주 오랜시간동안 사제의 관계를 맺고 수련을 하게 됩니다.

도장의 모든 시스템은 수련생들을 위하여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도장 경영 비지니스에 절대적 도움이 됩니다.

 

이렇다보니 이제는 공권유술도장을 하면 밥 먹고 사는데 지장도 없고, 어디서 월급 받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수입을 얻으니까 만족해하는 관장님들이 많아졌습니다.

관장이나 사범들이 좋은 차를 타고 다니고 큰 주택을 구입하면 선생으로써 모든 것이 내일처럼 기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사람들 관리가 참 어렵구나 하는 생각을 갖기도 합니다.

 

약간의 이득을 위해 협회에 속임수를 쓰거나 몇 년 앞을 내다보면 지금의 작은 욕심이 큰 화를 불러일으킨다는 뻔 한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협회에 손해를 끼치는 과정을 볼 때마다 어쩔 때는 선생으로써의 비애를 느끼기도 합니다.

 

그래도 몇몇 한심한 관장들의 실망감에도 현재의 관장들의 이익에 노심초사하는 이유는 항상 제자리를 지키고 매진하는 관장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결과가 어떻게 되던 이제는 과거 배고픈 관장들이 고생했던 과정을 두 번 다시 보고 싶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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